mylove&mylife

아빠~~~ ^^

산티아고 2017. 8. 9. 12:32




아빠~~~~~~

나이를 먹어도 나에겐 고쳐지지 않는 한가지,

어릴적부터 아빠로 불려진 그 호칭이 지금도 여전하다.

흐르는 시간을 돈으로도 살수 없는 현실은 올해 팔순의 아빠가 되셨다.


뚝딱 뚝딱 평생을 농부로, 목수로 살아오신

아빠의 손은 관절에 무리가 와서

손가락이 구부정하시고 세월의 흔적은 고스란히 하얀 머리카락으로

내려앉았다.

아빠의 체력은 무쇠덩어리 처럼 단단함으로 늘 그자리에 계실줄 알았다.

두달반만에 만난 아빠의 모습에 가슴이 덜컹 한다.

휑한 눈에 구부정한 어깨, 살이 빠지시고 기운마저 없으시다.

팔순의 연세에 혼자 끼니를 해결하시는게 쉬울리 없다.

그나마도 아직 남의 도움을 받기 싫어하시니 건강하게 잘 계시겠거니

전화만 드리고 나 바쁘고 아프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함이 고개를 떨구게 한다.


2010년 2월 갑작스레 엄마를 먼 곳으로 여행 보내고

경주를 떠나올때 평소 말씀이 없으신 아빠가 "엄마 먼 여행 보낸것 보다 큰딸이 곁에 없다는게

더 슬퍼질려 한다"는 말씀에 서울 오는내내 눈물은 그칠줄 모른다.

글을 쓰는 지금 또다시 뜨거운 무언가가 복받쳐 오른다.

한달에 한번씩 경주를 오가며 아빠와의 시간을 가지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순간 부터 헤이해진 마음이 아빠에게 가는 발걸음을 뜸하게 만들었다.


경주에 내려오면 해 먹이려고 통발로 잡은 미꾸라지를 냉동 해 놓으셨다가

새벽부터 일어 나셔서 추어탕을 끓여 놓고 깨우신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빠표 추어탕이다.

농사 지으신것도 엄마가 하시든것 처럼 이것저것 야무지게

포장하셔서 보내주신다.

엄마의 빈자리를 아빠가 조금이나마 메꿔주시려고 무던히 애를 쓰시는게

가슴이 아린다.


아빠~~~

아빠의 크나큰 사랑을 이제서야  깨닫는 철부지 맏딸이에요.

지금부터라도 아빠의 소중한 삶을 사실수 있게

제가 노력할께요.


아빠~~~~

지금처럼만 그 자리에서 우리 오남매와 함께

아빠를 기억할수 있는 고운 추억 만들기 해요.

 두어달 뒤면   완공될 우리 전원주택에  오셔서 목수

아빠를 기억할수 있는 작품도 하나 남겨주시고

저랑 가까운곳 여행도 하시면서 아빠 좋아하시는 소주에 맛나는 음식도 먹는게

첫번째 계획이구요,

두번째, 세번째~~~~~~ 쭈욱  아빠와 함께 할수 있는 날들이

이어지도록 노력할겁니다.


아빠~~~~~

지금처럼  건강하시고 재밌게 사시도록  저도 노력할테니

아빠도 스스로 건강 챙기시는 노력 하시겠다고 약속 하셔요.

오늘도 계속되는 무더위 잘 이기시고 건강하셔요.

  맏딸이 오늘 아빠 생각에 주저리주저리 해 봅니다.

          2017년.8월 9일




걸어가시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대신해줄수 없는 아빠의 인생,



꽃이 흐드러지게 폈는데 뿌리가 없다고

유심히 살피시다 매달린 화분을 발견하시고

웃으신다.




꽃 앞에 서시라니까  주저함 없이

포즈를 잡으신다.

아빠, 지금처럼 그 웃음 잃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옆자리가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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